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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서: 구약성서 외경, 2부 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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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서(솔로몬의 지혜)

모든 것을 만든 장인인 지혜가 나를 가르친 덕분이다. 지혜 안에 있는 정신은 명석하고 거룩하며, 유일하고 다양하고 섬세하며, 민첩하고 명료하고 소박하고 분명하고 손상할 수 없으며, 선을 사랑하고 예리하며, 자유롭고 자비롭고 인자하며, 항구하고 확고하고 평온하며, 전능하고 모든 것을 살핀다.

또 명석하고 깨끗하며 아주 섬세한 정신들을 모두 통찰한다. 지혜는 어떠한 움직임보다 재빠르고 그 순수함으로 모든 것을 통달하고 통찰한다. 지혜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이어서 어떠한 오점도 그 안으로 기어들지 못한다.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며 하느님 선하심의 모상이다. 지혜는 혼자이면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 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며, 대대로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만든다.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신다. 지혜는 해보다 아름답고 어떠한 별자리보다 빼어나며, 빛과 견주어 보아도 더 밝음을 알 수 있다. 밤은 빛을 밀어내지만 악은 지혜를 이겨 내지 못한다. 지혜는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퍼져 가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한다.

나는 지혜를 사랑하여 젊을 때부터 찾았으며 그를 아내로 맞아들이려고 애를 썼다. 나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 지혜는 하느님과 같이 살아 자기의 고귀한 태생을 빛냈으며, 만물의 주님께서는 그녀를 사랑하셨다. 지혜는 하느님의 지식을 전해 받아 하느님께서 하실 일을 선택하는 이가 되었다.

살아가면서 많은 재산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모든 것을 이루는 지혜보다 더 큰 재산이 있겠는가? 예지가 능력이 있다면 만물을 지어 낸 장인인 지혜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진 것이 있겠는가? 누가 의로움을 사랑하는가? 지혜의 노고에 덕이 따른다. 정녕 지혜는 절제와 예지를, 정의와 용기를 가르쳐 준다. 사람이 사는 데에 지혜보다 유익한 것은 없다.

누가 폭넓은 경험을 원하는가? 지혜는 과거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며, 명언을 지어내고 수수께끼를 풀 줄 알며, 표징과 기적을, 시간과 시대의 변천을 미리 안다. 그래서 나는 지혜를 맞아들여 함께 살기로 작정하였다. 나에게 좋은 조언자가 되고 근심스럽고 슬플 때는 격려가 됨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지혜 덕분에 백성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젊으면서도 원로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재판할 때에는 예리하다고 인정받고 권력자들은 나를 보고 경탄할 것이다. 내가 침묵하면 그들은 기다리고, 말을 하면 주의를 기울이며, 내가 길게 이야기하면 감탄하여 손을 입에 갖다 댈 것이다.

나는 지혜 덕분에 불멸에 이르고 내 뒤에 오는 이들에게 영원한 기억을 남길 것이다. 나는 백성들을 통솔하고 민족들은 나에게 복종하며, 무서운 군주들도 내 소문을 들으면 두려워할 것이다. 백성에게는 선하고 전쟁에서는 용맹할 것이다.

또 집에 들어가면 지혜와 함께 편히 쉬리니, 그녀와 함께 지내는 데에 마음 쓰라릴 일이 없고, 그녀와 같이 사는 데에 괴로울 일이 없으며 기쁨과 즐거움만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혼자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숙고한 끝에 지혜와 맺는 가족 관계에 불멸이 있고 그와 맺는 우정에 온전한 환희가, 그가 손수 하는 일에 한량없이 많은 재산이, 그와 함께 쌓는 정분에 예지가, 그와 나누는 대화에 명성이 있음을 알고 어떻게 하면 지혜를 집으로 맞아들일 수 있을까 하고 돌아다녔다.

나는 재능을 타고났으며 훌륭한 영을 받은 아이였다. 나는 훌륭한 영혼으로서 티 없는 육체로 들어갔다. 그러나 지혜는 하느님께서 주지 않으시면 달리 얻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지혜가 누구의 선물인지 아는 것부터가 예지의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주님께 호소하고 간청하며 마음을 다하여 아뢰었다.

조상들의 하느님, 자비의 주님! 당신께서는 만물을 당신의 말씀으로 만드시고, 또 인간을 당신의 지혜로 빚으시어 당신께서 창조하신 것들을 통치하게 하시고, 세상을 거룩하고 의롭게 관리하며, 올바른 영혼으로 판결을 내리도록 하셨습니다. 당신 왕좌에 자리를 같이한 지혜를 저에게 주시고 당신의 자녀들 가운데에서 저를 내쫓지 말아 주십시오.

정녕 저는 당신의 종, 당신 여종의 아들, 연약하고 덧없는 인간으로서 재판과 법을 아주 조금밖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실 사람들 가운데 누가 완전하다 하더라도 당신에게서 오는 지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당신 백성의 임금으로, 당신 아들딸들의 재판관으로 뽑으셨습니다.

또 당신의 거룩한 산에 성전을 짓고 당신께서 거처하시는 성읍에 제단을 만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처음부터 준비하신 거룩한 천막을 본뜬 것입니다.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아는 지혜는 당신과 함께 있었고, 세상을 만드실 적에도 지혜가 곁에 있었습니다. 지혜는 당신 눈에 드는 것이 무언지, 당신 계명에 따라 바른 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거룩한 하늘에서 지혜를 파견하시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왕좌에서 지혜를 보내시어 제 곁에서 고생을 함께 나누게 하시고,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제가 깨닫게 해 주십시오. 지혜는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기에 제가 일을 할 때 저를 지혜롭게 이끌고 자기의 영광으로 저를 보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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