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목은 이 말을 듣고 곧 아끼던 물건들을 팔아서 급히 청정연화목여래의 형상을 그려 모시고 이를 공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슬피 울면서 우러러보고 예배드렸다. 그러면서 광목은 어머니의 운명을 걱정해 자주 슬피 울었다. 문득 새벽녘 꿈에 부처님의 모습을 뵈오니, 금빛이 찬란히 빛나는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았다. 큰 광명을 놓으시면서 광목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어머니는 오래지 않아서 네 집에 태어나게 되리라. 그리고 배고프고 추운 것을 느낄만하면, 곧 말을 하게 되리라」 하시었다.
그 뒤 집안에 한 종이 아들을 낳으니, 3일이 되기 전에 이내 말을 하며 [광목을 보고서] 머리를 숙여 슬피 울면서 광목에게 이르되, 「생사의 업연으로 과보를 스스로 받게 되나니, 나는 바로 너의 어머니라. 너와 헤어진 후로 여러 번 대지옥에 떨어졌으나, 이제 너의 복력을 입어 마땅히 삶을 받았지만 이렇게 하천한 사람이 되었으며, 또다시 단명하여 나이 13세가 되면 다시 악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니, 네가 어떤 방법으로 하여 내가 이로부터 벗어나게 하리오?」
광목이 이 말을 듣고 어머니인 줄 알고 의심 없이 목메어 슬피 울 때, 종의 아이에게 이르되, 「이미 우리 어머니가 틀림없다면 자기 죄를 아셔야 하나이다.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악도에 떨어졌나이까?」
종의 자식이 된 어머니가 말하기를, 「산목숨을 잡아 죽이고 불법을 헐뜯고 욕하고 한 가지가지 죄업으로 벌을 받은바, 만약 복된 힘으로 나를 고난에서 구출하지 않았으면, 이 업 때문에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니라」
광목이 물어 말하되, 「지옥에서 받은 죄보는 어떤 것이오니까?」 대답하기를, 「그건 이루 다 입으로 말할 수도 없다. 백천 년을 다 말하여도 내가 겪은 괴로움을 말할 수가 없다」
광목이 듣기를 마치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허공계를 향하여 사뢰어 말하되, 「원하옵건대 나의 어머니가 영원히 지옥의 갈래를 벗어나 13세를 지나고는 다시 무거운 죄와 악도에 걸림이 없도록 하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시여, 저를 보시어 제가 어머니를 위하여 세운 이 광대한 서원을 들어 주시옵소서. 만약 어머니가 삼악도와 이 하천함 내지 여인의 몸까지 영원히 여의어서 영겁토록 그러한 업보를 다시 받지 않게 된다면, 원컨대 나 스스로 청정연화목여래 앞에서 맹세하옵니다. 이 뒤로 백천만억겁 동안 모든 세계의 모든 지옥과 삼악도의 모든 죄고 중생을 제도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지옥 아귀 축생의 몸을 여의게 하고, 이와 같은 죄보의 무리가 다 성불한 연후에야 비로소 저는 정각을 이루겠나이다」
이렇게 서원을 마치자 청정연화목여래의 말씀이 들려왔다, 「광목아! 네가 큰 사랑과 연민으로 능히 착하게 어머님을 위하여 이와 같은 큰 원을 세웠기에 내가 관한 즉, 너의 어머니가 13세를 마치면 이 업보의 몸을 버리고 바라문 (종교 수행자)로 태어나서 백 세의 수명을 누릴 것이다. 그리고 그 과보가 지난 뒤에는 슬픔이 없는 무우국토에 태어나서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내다가 성불의 과보를 이루고 널리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인간과 하늘을 제도하리라」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옵서, 정자재왕보살에게 이르시되, 『그때 나한의 몸으로 광목을 제도한 자는 곧 무진의보살이요, 광목의 어머니는 곧 해탈보살이며, 광목은 곧 지장보살이니라.
과거 무수겁 중에 지장보살은 이같이 자비스러웠으니, 항하의 모래와 같은 원을 발하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왔느니라.
미래의 세상 중에 만약 남자나 여인이 있어 선을 행하지 않는 자와 악을 행하는 자, 인과를 믿지 않는 자, 사음하고 망어를 하는 자, 앞뒤가 다르게 말하고 남을 비방하는 자, 대승을 훼방하는 자, 이러한 모든 죄업의 중생은 반드시 악도에 떨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만약 선지식을 만나서 그의 권유로 손가락을 한 번 튕길 동안만이라도 지장보살에게 귀의한다면, 이 모든 중생이 삼악도의 죄보에서 해탈함을 얻으리니. 만약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공경하며 예배하고 찬탄하며, 향과 꽃과 의복과 가지가지 보배와 혹은 음식으로 받들어 올리는 자는 미래의 백천만억겁 중에 항상 모든 하늘에서 뛰어난 즐거움을 받을 것이며 만약 하늘에서 복이 다하여 다시 인간으로 내려오더라도 오히려 백천겁을 항상 제왕이 되어서 능히 숙명과 인과의 전후를 다 기억하게 되리라.
정자재왕보살이여, 이처럼 지장보살에게는 불가사의한 대위신력이 있어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 그대들,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 경을 기록하여서 널리 유포하도록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