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르비시는 말했어요. 『할 말이 있어요. 유감이지만 당신 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뱀이요』
늘 너무 진지해서 귀신 이야기를 하나 읽어 주려고 해요. 원래 이 얘기를 읽어주려고 표시해두진 않았지만 오늘 여러분한테 무얼 읽어줄까 생각하다가 이 페이지를 펼치게 됐죠. 그래서 생각했죠. 『오, 상관없어. 기분전환삼아 그들을 겁줘야지』
귀신 이야기가 두어 개 있었어요. 사실, 하나는 귀신 얘기고 하나는 아름다운 여자로 변신한 뱀 이야기죠. 두개 다 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인간들 이야기가 아니죠. 인간이지만… 반만 인간인 존재들이죠. 어떤 게 좋겠어요? 뱀인가요 아니면 귀신과 인간, 두 명의 부인을 둔 남자인가요? (뱀이요) 뱀이요? 좋아요. 뱀으로 갑시다. 뱀이 아름다운 여자로 변한 거예요. 여러분, 보세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뱀에 대한 이야기예요. 표시를 해둬야 해요. 그래야 읽은 줄 알죠. 대부분 나는 유대전통에 대한 종교적인 이야기 같은 것만 표시해 놓는데 그런 얘기는 시간을 따로 낼 거예요.
오늘은 거의 새해니까요. (예, 스승님) 그리고 벌써 자정이 지났죠? (예) 몇 시죠? 1시 31분이군요. 와! 우린 정말 훌륭하죠? 정말 밤낮으로 일하죠? 그러니 오늘은 시간을 내서 그 뱀 이야기를 합시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건 수 천년 전의 이야기예요. 어울락(베트남)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책으로도 나왔고요. 그 책에서는 뱀이 여러 마리 나오는데 그들이 여자로 변신해서 남자들을 유혹하고 문제를 일으켜요. 일부는 그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죠.
이 이야기는 문제를 일으키는 뱀에 대한 거예요. 『몇 천년 전에,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아주 잘생긴 젊은 남자가 살았어요. 말을 타는 사람이었죠. 한번은 그가 말을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가다가 문득 아름다운 여인이 모래 속에 서 있는 걸 봤어요』 모래 속이라고 하네요. 모래 위가 아니고요. 어쩌면 반쯤 파묻혀 있는 거겠죠. 그녀 발이 덮여 있거나요. 『그는 이 세상 아름다움이 아닌 것 같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너무 놀랐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첫눈에 반했다고요. (예, 스승님) 불어인가요? 첫눈에 사랑에 빠졌어요. 아닌가요? (맞습니다) 사랑의 번개를 맞았다는 거죠. 사랑의 번개를 맞았어요.
『그런데 그때, 그 여자가 그에게 다가와 말고삐를 잡더니 (예) 그에게 말했죠. 「당신을 사랑해요!」』 그냥 그렇게요. 『「당신을 사랑해요! 나와 결혼하고 날 당신 아내로 맞으세요」 『그는 좋다 싫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그녀를 들어올려 그의 말에 태웠어요. 그러곤 그녀를 자기 집에 데려가 그녀와 혼례를 올렸어요. 그는 그 여인이 뱀이란 걸 몰랐죠』 『원래 그녀는 그처럼 잘생긴 누군가를 볼 때마다 변신해서 그 사람 앞에 나타났어요. 아름다운 여자로 변신해서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하고 그와 함께 살았던 거죠. 그가 누구든 상관없이요. 그 사람만이 아니었어요 』
『시간이 흘렀고 이 잘생긴 젊은 남자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병이 위중해졌어요. 날이 갈수록 그의 상태는 나빠지기만 했어요. 그는 초췌해지고 살이 빠져서 삐쩍 마르고 창백해졌어요. 더 이상 그에게서 젊음을 찾아볼 수 없었죠』 『그는 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그의 병을 찾아내지 못했어요. 그의 병을 낫게 해 줄 방법도 몰랐죠.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낼 수 없었으니까요. 그 때문에 그는 밤낮으로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약해지고 야위어만 갔어요』 『생명력이 그에게서 빠져나가는 것 같았죠. 양초가 거의 다 타들어 가서 촛불이 꺼지려는 것처럼요』 무섭죠? (예, 스승님) 여러분이 독신인 게 기쁘지 않나요? (네) 나도요. 정말이지 이 이야기를 본 후로는 사막에서 절대 아름다운 여자를 찾지 않을 겁니다.
『어느 날 그의 부인이 외출을 한 뒤였어요. 한 수도승이 있었죠』 데르비시, 기억하죠? (예, 스승님) 이슬람 수행자죠. (예) 그 종파가… 그게 뭐였죠? 잊었어요. (수피요) 수피, 이슬람의 수피 종파요. 『그 수행자 혹은 사제들 가운데 한 명이 그 지방에 가서 우연히 그 집 앞을 지나다가 안으로 들어갔어요. 시주를 받으러 문 앞까지 갔어요』 모든 사제들 혹은 승려들이 여행할 때 하는 것처럼요. 그들은 돈이 없으니까요. 옛날에는 원래 그렇게 했어요. 불교 승려들처럼요. 그것이 승려들의 전통이죠. 다양한 전통의 승려들이 그렇게 합니다. 전에 그들은 차도 없었고 말을 타고 다닐 돈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걸어 다니며 가능할 때마다 탁발을 했어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시주를 청했습니다. 수도승은 젊은 남자를 보고 물었습니다. 「이봐요, 왜 그렇게 아파 보이죠?」 그러자 남자가 말하길 「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들도 원인을 알지 못해서 치료를 못합니다. 저는 나날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라 했어요』 『그러자 수도승이 말했습니다. 「이리 오세요. 손을 줘보세요. 내가 좀 보겠습니다」 수도승은 그의 손바닥을 들여다봤습니다. 「아내가 있지요?」 「네, 결혼했습니다」 수도승이 물었습니다. 「밤에 아내와 함께 잠을 잡니까?」』 『젊은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래요. 하지만 아내가 한밤중에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가는 걸 본 적 있습니까?」 그는 「아니요. 주의 깊게 본 적은 없습니다」 했죠.
그러자 수도승이 말했죠. 「말씀드릴 게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당신의 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뱀입니다…」』 『그러자 남자는 아연실색했어요. 그 수도승 사제의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죠. 그러자 수도승이 이렇게 말했어요. 「좋습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시험해보면 되겠죠」 그래서 남자는 말했죠.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래서 수도승은 말했죠. 「좋아요. 오늘 아내가 수프를 만들면 그 수프에 소금을 잔뜩 넣으세요. 그런 뒤 집안에서 물을 모두 치우세요. 물 한 방울도 있어선 안 됩니다. 집안에 물 한 방울도 남겨놓지 마세요. 또 그 전에 열쇠를 숨겨서 나가지 못하게 하세요」』 『「그리고 그에 앞서 당신은 손가락 하나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에 소금을 뿌려 놓으세요. 그럼 밤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서 잠을 잘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 아내가 나가거나 무슨 일을 하는지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요. 그래서 남자는 그렇게 했죠. 수도승이 말한 대로요』
『그런 뒤 누워서 바로 잠이 든 척했어요. 자정에 깨어난 아내는 갈증을 느꼈어요. 심한 갈증을요. 남자가 소금을 넣은 짠 수프를 먹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마실 물을 찾았죠. 하지만 물을 담아두는 통은 모두 비어 있었죠. 한 방울도 없었어요』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가려 했지만 소용없었죠. 열쇠가 없었고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도 그녀는 몰랐어요. 남자는 곤히 자는 척하면서 모르는 체했어요. 여자는 애를 썼지만 나갈 수가 없었고 그래서 바닥에 누워 몸을 세 번 돌려 원래의 뱀으로 변했어요. 문 아래 틈으로 나갈 수 있게요』
『여자는 바깥 마당에 있는 우물로 간 뒤 거기에 매달려서 우물의 물을 마셨어요. 그런 뒤 집안으로 들어와 다시 아름다운 여인으로 둔갑한 뒤 남자 옆에 누웠고 평소처럼 잤어요. 젊은 남자는 자는 척하면서 이 모든 걸 봤어요. 아무 말도 안 했지만요』 『다음 날 아침 수도승은 다시 남자를 찾아와 물었어요. 「뭐 본 게 있습니까?」 아픈 남자는 말했죠. 「네, 다 봤습니다. 이제 모두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밤에 아내한테 있었던 일을 전부 말했습니다』
『수도승은 이렇게 말했죠. 「이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군요. 그녀를 없애겠습니까,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남자는 말했죠. 「네, 그러고 싶습니다」』 여자를 없애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테니까요. 조만간 죽겠죠. 그의 생명력을 뱀이 모두 빨아먹으면 곧 그렇게 될 겁니다. 이해하겠어요? (예, 스승님) 인간의 에너지, 생명력을 흡수하면 할수록 그 뱀은 더 강해져서 계속 둔갑술을 부릴 수 있죠.
『그래서 수도승이 말했죠. 「그렇다면 잘 들으세요. 아내에게 케이크를 구우라고 하세요. 그런 뒤 직접 화덕에 불을 붙여요. 직접 불을 붙이세요. 화덕은 최대한 뜨겁게 달구세요. 그런 뒤 아내가 빵을 구우려고 몸을 숙여 반죽을 화덕에 넣을 때 화덕 안으로 그녀를 밀어 넣고 문을 닫으세요』 『그런 뒤 시멘트 같은 걸로 그 문을 밀봉하세요. 그러면 내가 와서 어떻게 할지 알려주겠습니다」 남자는 수도승이 말한 그대로 했고 화덕이 최대한 뜨거워지길 기다린 뒤에 아내가 케이크를 구우려고 몸을 숙여 반죽을 화덕에 넣을 때 재빨리 아내를 잡아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