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만(포모사)가 좋지만 유럽을 정말 사랑해요. 모든 게 깨끗하고 모든 곳이 잘 정돈되어 있죠. 심지어 폐허도요. 한 예로 스페인에 가면... 그 식당을 상기시켜줘요. 계속 얘기할지 몰라요. 스페인은 아주 넓어서 둘러보려면, 한 달은 족히 걸립니다. 스페인에 가면 사람들이 매우 깔끔한 걸 알게 될 거예요. 모든 곳이 참 깔끔해요. 심지어 폐허도...폐허란 오래전에 지은 집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말하죠. 지붕도 없고 벽이 반은 무너졌는데도 지저분하지 않습니다. 스페인에선 폐허를 봐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깨끗하고 왠지 정감이 갑니다. 이탈리아도 그래요. 스페인이 더 인상 깊었지만요.
정말로 모든 폐허가 마치 특별한 예술 작품 같았죠. 가끔 난 사진을 찍어서 집에 가서 보며 전에는 어땠을지 상상합니다. 만일 내게 시간과 기회와 재능이 있다면, 그 폐허와 주변 땅을 매입한 뒤 재건축을 해서 근사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스페인에 있는 내 동굴은 그냥 동굴이었죠. 바위도 많고 험해서 접근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나중에 사람들을 고용해서 불필요한 돌을 다 치우고 나무들을 다 다듬었어요. 거긴 그냥 동굴이었고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모든 걸 다 치우고 난 뒤, 주변의 돌들을 모아서 만든 예술 작품을 몇 개 놨어요. 그런 뒤 기둥 같은 걸 절반 높이나 3분의 2 높이로 세워서 아름답게 만들었죠. 벽의 절반이요.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난 다시 밖으로 나올 거란 생각을 못 했죠.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죠. 카메라도 아무것도 없었고 캔버스와 그림 그리는 도구가 좀 있었어요. 난 그림을 그려야겠다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죠. 난 떠나야 했어요. 동굴은 아직 거기 있어요. 언젠가 그곳에 간다면 가서 사진을 찍을 거예요. 그곳은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요. 산길을 40분쯤 운전해서 가야만 첫 번째 집이 나오죠. 그곳이 정말 좋았어요. 물도 전기도 없었지만, 작은 시내에서 물을 길어오거나 물을 사 올 수 있었어요. 많은 게 필요 없고 물도 많이 필요 없었죠.
내게서 냄새가 나도 개들은 상관 안 하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명상을 많이 하면 냄새가 별로 많이 안 나요. 매일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기만 해도 되죠. 난 전기도 필요 없어요. 태양광 램프를 큰 것, 작은 것, 크기 별로 많이 사서 바닥 곳곳에 세워놨어요. 그런 다음, 밖에 나가야 할 때는 손전등으로 쓰고 밤에 등으로 썼어요. 그때가 내 인생 최고의 시기 가운데 하나였죠. 가진 것 없이 인도에 있었을 때처럼요. 난 무소유가 좋아요. 정말 자유롭죠. 믿기지 않으면 해보세요. 완전히 없다는 건 아니죠. 간단한 음식을 가져가서 먹을 수 있어요. 난 그냥 통조림 음식을 먹죠. 내 동굴에 통조림 음식만 가져갔어요. 개들 때문에 조수가 두어 명 있었는데, 때론 괜찮은 음식을 가져왔고 때론 아니었죠. 많은 게 필요치 않죠.
통조림 음식을 많이 가져가면 돼요. 유통기한이 긴 걸로요. 식용유도 가져가고요. 난 오븐도 있고 기름 난로도 있었거든요. 난로는 위가 뜨거우니까 거기다 조리도 할 수 있어요. 겨울에는 최고죠. 따뜻하게 난로를 쬐면서 동시에 요리도 할 수 있어요. 겨울에도 많은 게 필요하지 않아요. 난 겨울에 있었어요. 여름에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여름에는 물이 더 있을 겁니다. 여름과 장마철에는 폭포에 물이 더 많죠. 비가 올 땐 마치 폭포수가 내리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얼음이 있죠. 양동이를 바깥에 놓기만 하면, 빗물이 가득 찹니다. 난 비닐용품을 가져가요. 공기를 넣어서 쓰는 애들 에어풀장 같은 거요. 거기에 물을 모을 수 있죠. 무거운 걸 옮길 수가 없으니 그런 종류의... 튜브처럼 공기를 넣으면 큰 욕조처럼 되죠. 납작하긴 하지만 물을 담을 수 있어요. 겨울에는 그 안에 든 물이 얼음이 됩니다. 그걸로 정신이 들게 해요. 잠을 쫓으려면 얼음을 한 조각 잘라서 얼굴에 갖다 댑니다. 그럼 잠이 깨죠.
여름이나 장마철에는 폭포 밑에 있으면 바로 잠이 깨요. 전기도 필요 없어요. 하지만 밖에 일꾼들과 시자들, 개들을 위한 이동 설비차가 있고 태양열 전지판이 있어서 전화기도 충전할 수 있죠. 정말 아주 문명화됐어요. 여러분은 모르죠. 전지판이 더 있으면 TV도 시청할 수 있어요. 난 스페인 산이 있었는데, 전기도 물도 없었지만, TV는 있었어요. 소형 세탁기로 옷을 세탁할 수 있었죠. 식기 세척기까지 있었죠. 난 가능할 때마다, 모든 빗물을 모아요. 그건 일꾼들이 했죠. 안에 큰 탱크를 가져다 놨는데, 그건 우리가 못해요. 태양열 전지판이 많았죠. 겨울에는 난로도 있었어요.
난 작은 막사에서 살았죠. 길이가 1.7미터에 폭이 1.5미터였어요. 더 나은 걸 못 찾아서 그런 거예요. 그땐 성탄절 시즌이어서 한 가게만 영업을 했는데, 그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것이어서 그걸 사야 했어요. 난 그 안에서 행복했어요. 안에 소형 텔레비전도 있었고 난로도 있었죠. 평범한 난로가 아니라 친환경 난로를 써야 해요. 납작한 세라믹 난로요. 난 그 동굴이 좋아요. 기회가 되고 무난하면 거기서 다시 지낼 겁니다. 자연 동굴로 정말 좋아요. 물이 흘러 들어오고 부드러운 흙이 널려있고 모든 돌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갔을 때 돌을 전부 치워야 했어요. 그제서야 평평해졌죠.
난 자갈을 안에 깔고 절반은 허물어진 로마의 기둥 같은 그런 작은 기둥을 주변에서 구한 돌들로 직접 만들었어요. 정말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웠죠. 그렇게 장식하고 나니 내겐 아름다워 보였죠. 그리고 바닥에 텐트를 쳤는데, 일부는 바닥이 평평했지만, 텐트 하나 치기에도 충분치 않았죠. 그래서 가끔 여기서 잠을 잤는데 아침에 깨어보면, 대개는 아래로 굴러가 있곤 했어요. 텐트가 없었다면, 그 밑 골짜기까지 내려갔겠죠. 별로 깊지는 않았지만, 다칠 수도 있었어요. 그러니 텐트는 유용해요. 그냥 지퍼뿐이지만, 그래도 구르는 걸 막죠. 그럼 깨어나게 되죠. 이렇게 말하겠죠. 『여기 있으려던 건 아닌데』
주위가 온통 나무와 수풀이고 새와 다람쥐와 토끼 등이 있어요. 오, 아름다운 곳이죠! 아무것도 없고 정말 그것뿐이지만, 내겐 아름다운 곳이죠. 정말 고요하니까요. 그 동굴에서 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또 여러분 가운데 일부에게 준 선물도 그때 나온 거예요.
됐어요. 오, 식당 얘길 해야죠. 그 동굴을 떠난 뒤에 난 식당으로 갔어요. 이토록 작은 아시아 여성이 야생 동굴로 오는 게 믿기지 않겠죠. 물도 없고 전기도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텐트에 혼자 있다니요! 참 별일도 다 있죠! 또 심지어 젊었어요. 지금처럼 늙지도 않았죠. 아마 노령이라면, 사회생활에 지쳐서 퇴직금을 받아 잠시 평온을 찾으려고 그곳에 왔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거기엔 예수나 부처의 그림조차 없었어요. 그러면 예배를 드리거나 기도를 하러 왔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내가 거기서 뭘 하는지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분명 정상적이라 보기엔 석연치 않은 데가 있었죠. 게다가 울타리까지 쳤죠.
그건 개들이 밖에 나가 산돼지를 먹지 못하게 하려는 거라 설명했지만, 그들은 믿지 않았어요. 그래서 중국인이 말했죠. 『삼십육계 중에서 최상책은 도망입니다』 최상책은 뭐라고요? 떠나는 겁니다. 그냥 가는 게 아니라 재빨리 도망치는 거죠. 중국의 삼십육계 중에서 최상책은 줄행랑이죠. 그런 경우에는요.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중국의 지혜를 따랐죠. 스승이 항상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살기에 항상 배워야 해요. 이 세상 방식으로 세상 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하죠. 세상일을 다루는데, 천상의 방식을 쓸 순 없죠. 적용이 안 됩니다. 다른 나라에 갈 땐, 미국에서처럼 어디서나 『핫도그』나 『콜드도그』같은 게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죠. 현지에 있는 걸 먹고 그 나라 법을 존중하죠. 그 나라의 법으로 알고 있는 건 뭐든 준수하고요.
천국에서는 뭘 원할 필요도 없어요. 혹은 원하는 건 뭐든 나타나죠. 단지 창조를 위해 추가로 뭔가를 원한다 해도 그냥 생각만 하면 바로 나타나요.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힘을 쓰는 게 허용되지 않죠. 내겐 허용되지 않는 게 아주 많습니다. 때로 좌절감이 느껴져요. 정말 좌절감이 듭니다. 문제는 이 세상의 왕이 걱정한다는 거예요. 여러분이 모든 초능력과 신통력을 가지고 내려와서 전 지구인이 여러분을 따라 천국으로 돌아가면, 그는 지배할 대상이 없어지니까요. 백성이 없는 왕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래서 계약을 해야 하죠. 공중을 걷거나 물 위를 걸어 다녀도 안 되고 날아도 안 되고 벽을 통과해서도 안 되고 멀리서 열쇠 없이 문을 열어도 안 되고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병자도 치유할 수 없죠. 공개적으로요. 많은 걸 할 수 없어요. 스승은 모든 걸 처리할 수 있지만, 여기선 안 되죠.
사람들에겐 가학적인 성향이 있어요. 스승이 고통받는 삶, 가난한 삶, 애통한 삶을 살길 원하고 자신들 스스로 누리길 원하는 모든 안락함을 스승은 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스승이 그런 걸 갖지 않기를 바라죠. 아내도, 아이도, 가족도, 친구도, 재산도, 옷도 없고 음식마저 없길 바라죠. 음식을 먹더라도 형편없는 음식을 먹고 맨발로 다녀야 하죠. 옷도 없는 게 더 좋겠죠. 그런 스승을 사람들은 원합니다. 스승은 천상과 지상을 모두 가졌어요. 그런데 그들은 스승이 가난하고, 고통받고, 아프고, 슬프기를 바라죠.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스승의 축복을 구합니다. 자신이 부유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유명해지고, 좋은 집안과 결혼하고, 시험 합격해서 좋은 직장 얻고... 하지만, 스승에겐 그런 걸 허용하지 않죠. 그래서 내가 이 세상은 비참하고 가학적이라고 말한 겁니다. 알겠어요? 내 말이 맞죠? (예)
그래서 식당에 대해 내가 뭐라고 했죠? 자, 멕시코 음식 때문에 거기 갔어요. 오, 미안해요. 아니군요. 그게 아니에요. 멕시코 식당 옆에 있는 태국 식당에 갔어요. 늘 식당에 가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집 음식이 별로이죠. 채소를 사기도 전에 식당을 지나면서 먼저 먹어야겠다, 싶었어요. 슈퍼마켓에서 쓰러지지 않도록요. 그곳에 태국 식당이 한 곳 있었는데 잊었어요. 난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옆에 어떤 부부가 있었죠. 그들은 대화하고 있었죠. 남자는 내 옆에 앉았고 부인은 앞에, 거의 내 맞은 펀에 앉았죠. 두 테이블이 나란히 있었거든요. 난 여기, 그녀는 저기요.
그녀가 내게 말을 걸며 대화를 시도했어요. 『어디서 오셨나요?』 아주 흔한 문장이죠. 그 말은 안 듣길 바라죠. 내 인생사를 묻는 거요. 어디서 왔는지 말하면 그들은 또 다른 걸 묻기 시작하거든요. 『거기 얼마나 있었죠? 어디서 태어났나요? 거기서 결혼 했나요?』 등등... 『거기서 공부했나요? 부모님은 아직 계세요? 형제자매도 여전히 거기에 있나요?』 끝이 없어요. 내 안의 뭣 때문에 그들이 끝없이 묻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기혼인지, 미혼인지, 혹은 어울락(베트남)에서 결혼했는지, 미국에서 결혼했는지, 그런 것들이 그들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또 어떤 차가 있고 그걸 어디서 구입했는지? 장기 비자가 있는지? 단기 비자가 있는지? 내가 여기 집이 있는지? 집이 얼마나 큰지? 방은 몇 개인지? 수영장은 있는지? 정원은 얼마나 큰지? 무슨 나무가 있는지? 과실수와 꽃을 키우는지?
네, 그 부부요. 그녀는 다시 물었어요. 이 거창한 질문들을요. 『어디서 오셨나요?』 난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했어요. 그러자,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나요?』 난 또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했죠. 그녀는 내게 스페인에 대해 물었어요. 그 당시 거기 살았으니까요. 내가 『여기 산다』고 하니, 그녀는 날씨와 사람들에 대해 물었죠, 얼마나 편안한지요, 그녀는 스코틀랜드나 영국에서 왔죠. 잊었어요. 그녀는 여기서 아파트나 집을 사서 살고 싶어 했어요. 난 말했죠. 『그렇게 하지 그래요? 1년 내내 날씨가 좋고 바다 근처에 사니까 건강에도 좋을 거고 식당도 많고 외국인도 많아요. 낯선 땅의 이방인처럼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이곳에선 영어도 해요』
난 그녀에게 말했죠. 내가 아는 걸 말했어요.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 태국, 중국, 모든 식당이 다 있어요. 파키스탄 식당도 있죠. 온갖 식당이 있어요. 인도, 태국, 온갖 식당이요. 뭘 고를지 모를 거예요. 그걸 즐길 테죠』 물론 나도 그걸 즐겼죠. 난 진실을 말해야 해요. 좋게 말하려는 게 아녜요. 난 상관 안 해요. 그리 금욕적이지 않죠. 당시 난 마하비라 스승처럼 살지 않았죠. 그에겐 죄송하지만요... 그리고 대화를 나눴어요. 그녀는 여기에 집을 사고 싶은데, 남편이 원치 않는다고 했어요. 그는 있는 곳을 좋아했죠. 그녀는 매우 실망했어요. 난 말했죠. 『그가 아주 충실해서 그래요』 그녀는 말했죠. 『네? 고집이 세서 비 오고 오랜 고장에서 살고 싶다는데 충실하다고요?』 난 말했죠. 『그래요. 그는 가진 것에 만족하고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지금 있는 것에 행복해합니다. 사는 곳에 충실한 거죠』
그러자 그녀는 내 말에 동의하는 듯했어요. 『오, 그런 생각은 못 했어요』 난 말했죠. 『네, 그렇게 생각해야 돼요. 그래서 당신에게 충실한 거죠. 결혼은 얼마나 됐죠?』 그녀는 말했어요. 『30년이 넘었어요』 나는 『내 말 알겠어요? 그는 여전히 당신에게 관심을 갖고 계속 말하죠. 곁눈질 한번 안 하고요. 나처럼 예쁜 여자가 옆에 있어도 쳐다보지 않아요. 이렇게 아름답고 젊은데도요. 관심조차 없죠』라고 했죠. 그걸 말해주자 그녀는 그에 대해 화가 좀 풀렸죠. 그녀는 말했어요. 『와!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난 그가 고집이 너무 세고 완고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가 충실한 거라고 말해주시니, 맞는 것 같아요. 그 모든 지혜를 어디서 얻었나요?』
우리가 더 많은 얘기를 나눴고 그녀는 내게 다른 질문도 많이 했죠. 난 그녀에게 답해줬어요. 그녀는 말했죠. 『어디죠? 당신은 젊은데 어떻게 그렇게 현명하죠? 어디서 그 모든 지혜를 얻었나요?』 난 말했죠. 『글쎄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가르쳐줘요』 그랬어요. 그게 다였죠.